전사로의 원정 . Морган Райс

전사로의 원정  - Морган Рай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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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행여 찾아올지 모를 실버부대를 기다리며 기약 없는 몇 년을 보내야 했다. 그마저도 만에 하나 아버지의 허락을 받아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집에 남겨진 사람은 토르와 아버지, 단 둘뿐이었다. 앞으로 토르에게 노여움을 고스란히 드러낼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훤했다. 또다시 아버지의 종 노릇이나 하며 살다가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토르도 아버지 같은 인생을 살게 될 게 뻔했다. 나머지 형제들이 명예를 얻는 동안, 토르는 작은 마을에 갇혀 초라하고 천한 삶에 안주해야 했다. 갑자기 분노로 피가 솟구쳤다. 이건 토르가 꿈꾸던 삶이 아니었다. 분명 아니었다.

      토르는 이 상황을 바꿀 수만 있다면 뭐든 하고 싶었다. 묘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쥐어 짰다. 그러나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에게 주어진 삶이란 고작 이런 것이었다.

      몇 시간을 앉아있다 결국 낙담한 채 일어나 익숙한 마을 언덕들을 이리저리 가로질렀다. 어느새 토르는 마을의 가장 높은 언덕을 향하고 있었다. 그곳에 도착하니 첫 번째 태양은 이미 하늘 밑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었고, 두 번째 태양은 하늘 가장 높은 곳에 솟아 초록 빛을 내뿜고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느릿느릿 걸으며, 허리 춤에서 오랜 사용으로 보기 좋게 바랜 가죽 장식 끈을 풀었다. 토르는 다시 손을 뻗어 허리에 연결된 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는 그 동안 좋다 하는 개울가에서 하나하나 수집해둔 매끄러운 작은 돌멩이들을 손가락으로 쓸었다. 가끔씩 토르는 돌멩이로 새총을 쏴 날아가는 새를 맞췄다. 그러나 보통은 쥐를 겨눴다. 몇 년 동안 거듭하며 몸에 익힌 습관이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맞추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 움직이는 목표물을 맞췄고 그 이후부턴 뭐든 명중시켰다. 이젠 뗄래야 뗄 수 없는 취미가 돼버렸다. 새총을 쏘며 마음 속 분노도 떨쳐냈다. 형들이 검을 휘둘러 통나무를 벨 수 있을진 몰라도 돌멩이 하나로 날아가는 새를 명중시키는 건 어림없는 일이었다.

      토르는 자신도 모르게 새총에 돌을 채우고 최대한 뒤로 잡아 당긴 뒤 온 힘을 다해 쏘았다. 마음속의 목표물은 아버지였다. 돌은 꽤 멀리 떨어진 나뭇가지를 명중시켰고 덕분에 나뭇가지가 힘없이 꺾여나갔다. 돌을 던져 생명까지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토르는 더 이상 살아있는 생명체를 겨냥하지 않았다. 자신의 능력이 오히려 두려웠고 그 누구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목표물은 오로지 나뭇가지뿐 이였다. 단, 양떼 주변에 여우가 접근할 때는 예외였다. 점차 토르의 양떼 주변에는 그 어떤 여우일지라도 얼씬조차 못했고, 덕분에 양떼들은 마을에서 가장 안전하게 방목됐다.

      지금쯤 형들이 어디쯤 있을까 생각하니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왕실에 당도하기까지는 꼬박 하루가 걸렸다. 형들의 향후가 눈 앞에 절로 펼쳐졌다. 최대한 옷을 차려 입고 나온 사람들의 대대적인 축하와 환영인사를 받으며 왕궁에 당도하는 형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형들은 전사들의 환영을 받는다. 다름아닌 실버부대 대원들의 환영을. 형제들은 왕의 부대에 최종 선발되고 부대 막사에서 생활하며 왕실 훈련장에서 가장 좋은 무기로 훈련을 받을 것이다. 각자 실버의 후원을 받는 후견부대원이 되고 언젠가는 실버가 되어 전용 말과 갑옷을 하사 받는 대지주가 될 것이다. 그럼 형들은 모든 축제와 왕의 만찬에 빠지지 않고 초대를 받게 된다. 매력적인 삶이 아닐 수 없었다. 토르는 이 모든걸 놓친 것이다.

      전신에 고통이 전해졌다. 마음 속으로 꾹꾹 누르려 했으나 맘처럼 되지 않았다.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서 스스로에게 외쳐댔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진정 자신에게 주어진 삶은 이보다 더 멋지다고. 그 삶이 정확이 어떤 것인지 알 순 없었지만 분명한 건 이곳에서는 이룰 수 없다는 것이었다. 토르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언제나 느끼며 살았다. 특별한 존재라고도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그 누구에게서도 이해 받지 못하고 과소평가됐다.

      가장 높은 언덕에 오른 토르는 양떼를 찾아봤다. 훈련이 잘 된 양들은 다 함께 무리 지어 있었고 그곳에 있는 풀을 닥치는 데로 만족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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