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눈물 . Морган Райс

명예의 눈물  - Морган Рай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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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이 어디 있죠?” 공주가 반문했다. “한 사람을 구하려면, 한 사람을 저버려야 하잖아요.”

      “그렇지 않단다.” 아르곤이 대답했다. “두 사람은 모두 죽을 운명이란다. 애석하구나. 그러나 그것이 그들의 운명이다.”

      마치 칼날이 공주의 심장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었다. 두 사람이 모두 죽을 운명이라고?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이었다. 운명이 정말로 그렇게 잔인한 것이던가?

      “두 사람을 두고 한 사람을 고를 순 없어요.” 마침내 공주가 힘없이 대답했다. “물론 토르를 향한 사람이 오빠에 대한 마음보다 강해요. 그렇지만 고드프리 왕자는 제 혈육이고 오빠에요.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다른 한 사람의 목숨을 저버리는 선택은 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제가 이런 선택을 하는 걸 원치 않을 거에요.”

      “그렇다면 두 사람 모두 죽겠구나.” 아르곤이 대답했다.

      그웬 공주는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

      “잠시만요!” 공주가 돌아서는 아르곤을 멈춰 세웠다.

      아르곤은 다시 몸을 돌려 공주를 마주했다.

      “저는 어때요?” 공주가 물었다. “두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대가로 제가 죽으면요? 가능한가요? 두 사람을 모두 살리고 제가 죽으면 안 될까요?”

      아르곤은 공주의 진심을 판독이라도 하는 듯 아주 오랜 시간 공주를 바라봤다.

      “진심이구나.” 아르곤이 대답해다. “맥길 왕가에서 가장 진심이 담긴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 네 아버지가 옳은 선택을 했구나. 그랬지, 그분은 그랬었지…”

      아르곤은 계속해서 공주를 바라보며 차츰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아르곤의 시선이 불편하긴 했지만 애써 그의 시선을 피하지는 않았다.

      “공주의 선택으로 인해, 공주의 희생으로 인해.” 아르곤이 말을 이었다. “운명이 공주의 염원에 귀를 기울였다. 토르는 오늘밤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공주의 혈육도. 공주 또한 살 것이다. 그러나 공주의 남은 수명 중 일부분은 사라지게 된다. 기억하거라, 늘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두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대신 공주가 살아갈 삶의 일부분이 죽게 된단다.”

      “그게 무슨 뜻이죠?” 공주가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지.” 아르곤이 대답했다. “공주는 선택을 내렸다. 그 선택을 다시 물리겠느냐?”

      그웬 공주는 단단히 다짐했다.

      “토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어요.” 공주가 대답했다. “그리고 제 가족을 위해서도요.”

      아르곤은 공주의 눈을 뚫어지도록 바라봤다.

      “토르는 대단한 운명을 타고 났단다.” 아르곤이 설명했다. “그러나 운명은 바뀌기도 하지. 우리의 운명은 별들과 같아. 그럼에도 운명은 신에 의해 좌우되기도 하지. 신은 운명을 바꿀 수 있단다. 토르는 오늘밤 죽을 운명이었다. 공주가 아니었다면 토르는 오늘 죽었을 거야. 그리고 이를 막은 대가는 공주가 치르게 됐구나. 가혹한 대가지.”

      공주는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공주가 아르곤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순간 눈앞에서 밝은 빛이 환하게 일어났고 그와 함께 예고도 없이 아르곤이 자취를 감췄다.

      깜짝 놀란 그웬 공주는 호수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주변은 매우 고요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할 뿐이었다. 공주는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뒤 저 멀리 하늘을 바라봤다. 모든 것이 감사했다. 마침내 공주는 평온을 되찾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미래에 있을 끔직한 무언가를 마음 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이러한 생각들을 애써 지우려 하면 할수록 더욱 그런 생각 속에 사로잡혔다. 과연 토르를 구하는 조건으로 공주가 치를 대가가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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