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눈물 . Морган Райс
대문을 활짝 열었고, 공주 일행은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공주는 일행 중 가장 마지막으로 고개를 숙여 작은 문 안으로 들어가 등 뒤로 문을 닫았다.
집 안이 어두워 시야를 확보하는데 잠시 시간이 걸렸다. 어둠에 익숙해지자 어린 시절 이곳을 찾았을 때 봤던 그때 그대로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작고, 따뜻하고, 깨끗하고 다양한 식물과 약초와 온갖 종류의 물약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이곳에 왕자님을 눕히세요.” 일레포라가 심각한 어조로 두 사람에게 말했다. “저기 모퉁이에 있는 침대에요. 셔츠와 신발을 벗겨주시고 자리를 좀 비켜주세요.”
아코드와 펄톤은 그녀의 말에 따랐다. 두 사람이 왕자를 눕히고 문 밖으로 나가려던 때 공주는 아코드의 팔을 붙잡았다.
“문 밖에서 망을 봐줘.” 공주가 명령했다. “누구든지 고드프리 오빠를 쫓는 자는 아직도 고드프리 오빠를 노리고 있을 거야. 또는 나를 노리거나.”
아코드는 고개를 끄덕였고 펄톤과 함께 문 밖으로 나갔다.
“이 상태로 얼마나 있었던 거죠?” 일레프라가 고드프리 왕자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왕자의 손목과 배와 목의 맥을 짚으며 공주를 바라보지도 못하고 다급하게 물었다.
“어젯밤부터야.” 공주가 대답했다.
“어젯밤이라고요!” 일레프라가 따라 외쳤다. 그녀의 목소리엔 걱정과 우려가 가득했다. 일레프라는 오랫동안 말 없이 고드프리 왕자를 진찰했고, 표정은 더욱 어둡게 변했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일레프라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일레프라는 다시 한번 고드프리 왕자의 이마를 짚고 두 눈을 감은 뒤 아주 오랫동안 숨을 골랐다. 오랜 시간 동안 방 안은 깊은 침묵이 흘렀고, 그웬 공주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초초해 더 이상 보고만 있기만 힘들었다.
“독약.” 마침내 일레프라가 입을 열었다. 그녀는 여전히 두 눈을 감고 있었다. 마치 마음으로 고드프리 왕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웬 공주는 이번에도 역시 그녀의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레프라는 일평생 병명을 정확하게 짚어내지 못한 일이 없었다. 그녀 혼자서 군대가 사람을 구한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려냈다. 그녀의 그런 능력이 학습에 의한 것인지 천부적으로 타고난 재능인지 알 수 없었다. 일레프라의 어머니 또한 의원이었고 그 어머니의 어머니 또한 의원이었다. 그럼에도 일레프라는 모든 시간을 독극물을 연구하고 그에 대한 치유법을 연구하는데 열중했다.
“매우 강력한 독이에요.” 일레프라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흔히 접하지 못하는 독이죠. 아주 귀하고 값비싼 독이에요. 고드프리 왕자님을 해하려 한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독을 써야 왕자님을 해칠 수 있는지 분명히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에요. 왕자님이 아직까지 살아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요. 왕자님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하신 분인가 봐요.”
“아버지께 물려받은 강인함이지.” 그웬 공주가 대답했다. “고드프리 오빠는 강인한 체력을 가졌어. 모든 맥길 왕가의 후손들이 그러하듯, 체력을 타고났지.”
일레프라는 방을 가로질러 나무 판 위에 몇몇 약초를 올려두고 섞기 시작했다. 각각의 약초들을 빻아서 갈아둔고 그곳에 액체를 넣어 혼합했다. 그렇게 완성한 약은 녹색의 진득한 연고 같은 모습이었다. 일레프라는 손바닥에 연고를 가득 얹어 서둘러 고드프리 왕자에게 다가가 그의 목과 겨드랑이와 이마에 연고를 발랐다. 그리고 나서 다시 방을 가로질러 유리병에 담긴 불은 색, 갈색, 보라색이 나는 액체를 섞기 시작했다. 액체가 서로 섞이면서